스토리지 구성은 처음부터 가장 신중하게 접근한 영역이었다.
CPU나 RAM은 부족하면 체감으로 드러나지만, 스토리지는 한 번 구조를 잘못 잡으면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다. 특히 Proxmox 위에 DSM을 올리는 구조에서는 더 그랬다.
내부 SSD는 ‘시스템 디스크’로만 쓰기로 했다
미니PC 내부에는 NVMe SSD 하나만 사용했다.
용량을 크게 가져가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내부 디스크에 데이터를 쌓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부 SSD의 역할은 명확했다.
- Proxmox OS
- VM / LXC 디스크
- 로그와 임시 파일
이 이상은 맡기지 않았다.
OS와 데이터가 섞이면, 장애가 날 때 항상 둘 다 위험해진다. 성능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다.
DSM 이전, Nextcloud를 먼저 써봤다
DSM을 올리기 전, 잠시 Nextcloud를 직접 구축해서 사용해봤다.
지금 생각하면 네트워크 초보가 할 선택이었는지는 애매하지만, 당시에는 “직접 서비스 하나쯤은 굴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Nextcloud는 생각보다 많은 걸 요구했다.
- 웹 서버 설정
- 인증서 처리
- 스토리지 경로와 권한
- 내부망 / 외부망 구분
- 문제 발생 시 책임 범위
기능 자체보다 더 어려웠던 건,
어디까지를 내가 관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질문이 하나 생겼다.
NAS란 서버일까,
아니면 관리 범위가 정해진 가전일까?
DSM VM은 ‘상용 NAS 체험’에 가까웠다
그래서 DSM을 Proxmox 위에 VM으로 올렸다.
목적은 명확했다.
- 상용 NAS는 어떤 철학으로 운영되는지
- 사용자가 만져야 할 영역과
- 만지지 않아야 할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DSM은 틀이 분명했다.
할 수 있는 건 많지만, 정해진 방식 안에서만 허용된다. Nextcloud에서 느꼈던 불안함과는 다른 종류의 안정감이었다.
이 시점의 계획은 꽤 정석적이었다.
- DSM VM으로 충분히 사용해본다
- 익숙해지면
- 소형 시놀로지를 하나 추가한다
- 그 장비를 백업 전용 NAS로 쓴다
교과서적인 NAS 확장 시나리오였다.
TerraMaster 외장 스토리지를 선택한 이유
하지만 1년 가까이 Proxmox와 DSM을 운영하면서 판단이 조금씩 바뀌었다.
장애를 몇 번 겪고, 복구 과정을 직접 지나오면서 깨달은 건 이것이었다.
백업의 핵심은
장비가 아니라 경로와 책임의 분리다.
그래서 내부 디스크를 늘리는 대신,
TerraMaster 외장 스토리지를 추가했다.
이 외장 스토리지는 NAS처럼 모든 걸 떠맡는 장비가 아니다.
의도적으로 디스크 박스(DAS) 역할에 충실한 제품을 골랐다.
- Proxmox에서는 직접 접근하지 않고
- DSM에서만 볼륨으로 사용
- 데이터 영역을 물리적으로 분리
확장을 고려하긴 했지만, 목적은 서비스 확장이 아니라 백업 구조 확장이었다.
백업 경로를 바꾼 결정의 배경
원래 생각했던 “소형 시놀로지 추가” 계획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보류했다.
- 지금 구조를 최소 1년 이상 더 운영해보고
- 업데이트, 장애, 복구를 충분히 겪은 뒤
- 그때도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장비 추가가 아니라
내가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안정성이었다.
이 시점의 결론
지금의 스토리지 구성은 화려하지 않다.
성능도, 확장성도 최신 NAS 구성에 비하면 평범하다.
하지만 1년 동안 실제로 운영해보니 이 구조는 분명했다.
-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추적할 수 있고
- 복구 경로가 머릿속에 그려지며
- “이게 날아가면 끝”이라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판단은 이론이 아니라 운영 경험에서 나온 결과다.
다음 글에서는
이 모든 스토리지와 서비스 구성을 바탕으로
미니PC에 서버를 올릴 때 반드시 조심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H.4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