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뭘 할지 곰곰히생각해본다.
아침에 할 문서 열람, 정리할 업무의순서등등 그러다 침대 밑 바닥에 발을 딛으며 일 생각은 간데없이 사라지고 시원한 물한잔이 생각난다. 목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어깨를 위아래로 젖히다가 정수기 앞에 다다른다.
짙은 파란색 컵이 좋을까, 늘 정수기앞에 놓여 식구들이 멋대로 쓰는 짙은 고동색 컵은 어떤가, 컵 색깔마냥 물맛도 진한 초콜릿 을 가득 머금은듯 입안을 달콤하고 기분좋은 여운을 남기며 넘어갈듯하다. 컵에 알맞게 채워진 차가운 물은 역시 허황된 망상을 했구나 실소하게하지만 남아있던 잠기운이 씻겨내려가듯 사라진다. 한결 개운해진 머리는 아마 오늘도 별다르지 않겠지만 또 즐거운 하루가 시작될듯 기대를 한다.
화장실에 걸린 거울을 통해 40여년동안 정든 얼굴을 마주하고는 편안한마음이된다. 곧 밤새 너저분해진 얼굴이 말끔해지니 더욱 정감이간다. 아마 나는 다른 누구보다 썩 나를 좋아하나보다.
어제 챙겨둔 옷을 입고, 벗어둔 신발을 신으며 긴 신발끈을 정리하니 마음이 빨라진다. 엉거주춤 걸으며 엘리베이터버튼을 누르면서 백팩은 걸쳐들고 가방 옆에 꽂힌 텀블러가 떨어지지않게 조심조심 도착한 엘리베이터문은 늘 잠깐동안만 열려있다. 그사이에 신발끈을 모두 묶에 정리하고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 곧 문이닫힌다. 잠시 몸이 뜨는 기분에 취하자마자 1층에 도착하는 시간이 멀고멀어 조급해진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 되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