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 SSD / HDD 구성과 DSM을 고려한 스토리지 판단


스토리지 구성은 처음부터 가장 신중하게 접근한 영역이었다.
CPU나 RAM은 부족하면 체감으로 드러나지만, 스토리지는 한 번 구조를 잘못 잡으면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다. 특히 Proxmox 위에 DSM을 올리는 구조에서는 더 그랬다.

내부 SSD는 ‘시스템 디스크’로만 쓰기로 했다

미니PC 내부에는 NVMe SSD 하나만 사용했다.
용량을 크게 가져가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내부 디스크에 데이터를 쌓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부 SSD의 역할은 명확했다.

  • Proxmox OS
  • VM / LXC 디스크
  • 로그와 임시 파일

이 이상은 맡기지 않았다.
OS와 데이터가 섞이면, 장애가 날 때 항상 둘 다 위험해진다. 성능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다.

DSM 이전, Nextcloud를 먼저 써봤다

DSM을 올리기 전, 잠시 Nextcloud를 직접 구축해서 사용해봤다.
지금 생각하면 네트워크 초보가 할 선택이었는지는 애매하지만, 당시에는 “직접 서비스 하나쯤은 굴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Nextcloud는 생각보다 많은 걸 요구했다.

  • 웹 서버 설정
  • 인증서 처리
  • 스토리지 경로와 권한
  • 내부망 / 외부망 구분
  • 문제 발생 시 책임 범위

기능 자체보다 더 어려웠던 건,
어디까지를 내가 관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질문이 하나 생겼다.

NAS란 서버일까,
아니면 관리 범위가 정해진 가전일까?

DSM VM은 ‘상용 NAS 체험’에 가까웠다

그래서 DSM을 Proxmox 위에 VM으로 올렸다.
목적은 명확했다.

  • 상용 NAS는 어떤 철학으로 운영되는지
  • 사용자가 만져야 할 영역과
  • 만지지 않아야 할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DSM은 틀이 분명했다.
할 수 있는 건 많지만, 정해진 방식 안에서만 허용된다. Nextcloud에서 느꼈던 불안함과는 다른 종류의 안정감이었다.

이 시점의 계획은 꽤 정석적이었다.

  • DSM VM으로 충분히 사용해본다
  • 익숙해지면
  • 소형 시놀로지를 하나 추가한다
  • 그 장비를 백업 전용 NAS로 쓴다

교과서적인 NAS 확장 시나리오였다.

TerraMaster 외장 스토리지를 선택한 이유

하지만 1년 가까이 Proxmox와 DSM을 운영하면서 판단이 조금씩 바뀌었다.
장애를 몇 번 겪고, 복구 과정을 직접 지나오면서 깨달은 건 이것이었다.

백업의 핵심은
장비가 아니라 경로와 책임의 분리다.

그래서 내부 디스크를 늘리는 대신,
TerraMaster 외장 스토리지를 추가했다.

이 외장 스토리지는 NAS처럼 모든 걸 떠맡는 장비가 아니다.
의도적으로 디스크 박스(DAS) 역할에 충실한 제품을 골랐다.

  • Proxmox에서는 직접 접근하지 않고
  • DSM에서만 볼륨으로 사용
  • 데이터 영역을 물리적으로 분리

확장을 고려하긴 했지만, 목적은 서비스 확장이 아니라 백업 구조 확장이었다.

백업 경로를 바꾼 결정의 배경

원래 생각했던 “소형 시놀로지 추가” 계획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보류했다.

  • 지금 구조를 최소 1년 이상 더 운영해보고
  • 업데이트, 장애, 복구를 충분히 겪은 뒤
  • 그때도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장비 추가가 아니라
내가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안정성이었다.

이 시점의 결론

지금의 스토리지 구성은 화려하지 않다.
성능도, 확장성도 최신 NAS 구성에 비하면 평범하다.

하지만 1년 동안 실제로 운영해보니 이 구조는 분명했다.

  •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추적할 수 있고
  • 복구 경로가 머릿속에 그려지며
  • “이게 날아가면 끝”이라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판단은 이론이 아니라 운영 경험에서 나온 결과다.

다음 글에서는
이 모든 스토리지와 서비스 구성을 바탕으로
미니PC에 서버를 올릴 때 반드시 조심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H.4로 이어진다)

H2. RAM 16GB 선택 이유와 실제 체감

미니PC를 주문하기 직전까지 가장 오래 고민했던 부품이 RAM이었다.
CPU는 이미 N100으로 정해져 있었고, 스토리지는 나중에라도 교체가 가능했지만, RAM만큼은 처음 선택이 거의 끝까지 간다고 봐도 됐다.

왜 16GB였나

처음엔 8GB도 후보였다.
N100이라는 CPU 자체가 고성능은 아니고, “가벼운 홈서버”를 목표로 한다면 8GB면 충분하다는 글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Proxmox 위에 여러 VM을 동시에 올릴 계획이었고, 그 구조에서 RAM은 단순한 여유가 아니라 안정성 그 자체에 가깝다.

  • Proxmox 자체가 기본으로 잡아먹는 메모리
  • DSM VM (생각보다 메모리 욕심이 큼)
  • Nginx Proxy Manager
  • 테스트용 리눅스 VM
  • 가끔 켜두는 Windows VM

이걸 전부 동시에 띄워두는 순간, 8GB는 “돌아가긴 함” 수준일 가능성이 높았다.
나는 돌아가다 멈추는 서버보다, 항상 여유 있는 서버를 원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16GB로 갔다.

실제 사용하면서 느낀 점

결론부터 말하면, 16GB는 과하지 않았다. 딱 적절했다.

Proxmox 대시보드를 보면, 평상시 메모리 사용량은 대략 이렇다.

  • Proxmox 호스트: 1~1.5GB
  • DSM VM: 4~6GB (캐시 포함)
  • NPM + 기타 경량 서비스: 1GB 내외
  • 여유 메모리: 항상 4~6GB 이상 남음

중요한 건 이 남는 메모리 덕분에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는 점이다.
스왑이 도는 소리도 없고, 갑자기 느려지는 순간도 없다.
서비스 하나를 더 띄워도 “괜찮을까?”를 먼저 고민하지 않게 된다.

RAM이 체감에 영향을 주는 순간들

흥미로운 건, CPU 사용률이 낮은데도 체감이 불안해질 때가 있다는 점이다.
이럴 때 원인을 보면 대부분 메모리 압박이었다.

  • DSM에서 대용량 파일 복사
  • 동시에 여러 클라이언트가 접속
  • 백그라운드에서 인덱싱이나 썸네일 작업

이런 작업들은 CPU보다 RAM을 먼저 잡아먹는다.
16GB에서는 “조용히 지나가는 작업”이었지만,
만약 8GB였다면 분명히 체감 지연이나 스왑이 발생했을 거라고 느꼈다.

만약 다시 선택한다면?

지금 시점에서 다시 선택해도 16GB를 고른다.
N100이라는 CPU 한계는 명확하지만, RAM은 그 한계를 최대한 늦춰준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 16GB는 여유
  • 32GB는 이 급의 미니PC에선 과함

CPU가 먼저 병목이 되는 구조에서 RAM만 늘리는 건 체감 향상이 거의 없다.
16GB는 “이 시스템이 할 수 있는 만큼을 안정적으로 하게 해주는 선”이었다.


정리하자면,
N100 미니PC + Proxmox 환경에서 RAM 16GB는 사치가 아니라 보험에 가깝다.
서버를 ‘가끔 만지는 장난감’이 아니라, ‘항상 켜두는 기반’으로 쓰고 싶다면, 이 선택은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선택이었다.

H1. N100 미니PC로 홈서버가 가능한 이유

(스펙보다 중요한 것)

홈서버를 꾸린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늘 같다.
“그 사양으로 뭐가 되겠어?”

내가 선택한 건 인텔 N100 CPU가 들어간 미니PC였다.
데스크탑 기준으로 보면 저전력, 저성능 축에 속하고, 서버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물건이다.
하지만 1년을 굴려본 지금,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N100은 ‘서버용 CPU’가 아니라 ‘홈서버에 최적화된 CPU’였다.


서버는 늘 최대 성능을 쓰지 않는다

홈서버를 실제로 돌려보면, CPU가 풀로드로 달리는 순간은 거의 없다.
파일 서버, 사진 백업, 간단한 웹 서비스, 리버스 프록시, 노트 서버, 가벼운 미디어 스트리밍.
이런 작업들은 대부분 짧고 간헐적이다.

N100의 특징은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 아이들 상태에서는 소비전력이 극히 낮고
  • 요청이 들어올 때만 짧게 클럭을 끌어올리며
  • 다시 조용히 내려간다

24시간 켜두는 장비에 이보다 더 중요한 특성은 없었다.
“빠르냐”보다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느냐”**가 훨씬 중요했다.


코어 수보다 중요한 건 ‘용도 분리’

N100은 4코어 4스레드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VM 여러 개를 돌리기엔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Proxmox 위에서 직접 써보니 체감은 달랐다.

  • 무거운 작업은 애초에 올리지 않고
  • 서비스별로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 LXC와 VM을 섞어 쓰는 구조로 가져가니

CPU가 병목이 되는 상황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걸 얹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얹지 않느냐”**였다.


소음, 발열, 공간 — 집 안 서버의 현실

집 안에 두는 서버는 데이터센터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 팬 소음이 크면 실패
  • 발열이 높으면 실패
  • 공간을 많이 차지하면 실패

N100 미니PC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피했다.

책장 한 칸, 공유기 옆, 콘센트 하나.
이 정도 존재감으로 1년을 버텼다는 점은 꽤 결정적이었다.

서버가 생활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 것,
이게 홈서버에서는 스펙만큼이나 중요한 조건이었다.


결국 남는 질문 하나

1년을 쓰고 나니, 처음의 질문은 이렇게 바뀌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N100으로 대규모 서비스를 돌릴 생각이었다면 당연히 틀린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건

  • 내 데이터
  • 내 서비스
  • 내가 관리 가능한 범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N100은 그 경계를 정확히 지켜주는 CPU였다.

다음 글에서는
왜 RAM을 16GB로 선택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얼마나 남고 모자랐는지를 정리해보려 한다